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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더 이상 특정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 브랜드 개념은 그 범위가 확대되어 기업을 넘어 국가, 도시, 개인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브랜드로 재탄생되고 있다.

그 동안 대한민국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 역사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놀라운 업적을 성취했다. 우리는 현재 세계 10대 경제강국의 대열에 들어섰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기적적으로 동시에 이뤄낸 나라로 일컬어지고 있다. 또 세계를 리드하는 IT강국이며, 세계 최고의 교육열과 세계 제일의 우수한 두뇌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류열풍과 함께 스포츠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는 더욱 더 높아져 가고 있다.

과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잠재력은 무엇일까?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런 잠재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사실 오랜 역사 속에서 배양된 깊이있는 문화가 축적되지 않은 나라에서는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없다. 최근 들어 많은 세계인들이 대한민국의 전통문화, 특히 의식주 문화를 중심으로 찬사를 보내며 이를 배워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글자인 한글, 세계 최초의 인쇄술, 김치를 비롯한 세계적인 웰빙식이 된 한식, 조화와 융합의 정신이 담긴 비빔밥, 21세기 생태 건축물인 한옥 등 우리도 잘 몰랐던 전통문화가 알고 보니 세계 정상급이었던 것이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한국의 전통문화가 이처럼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전통문화에는 자연친화적이고 인간중심적이며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메커니즘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세계 인류를 포용하는 평화와 상생의 실천정신,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철학이 흐르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패권주의적 자본주의나 과거 배타적 민족주의적인 국수주의와는 근본이 다른 이념이다. 
 
그 동안 우리는 수준높은 선조들이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이룩해 놓은 문화에 대해 너무도 무관심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간 잊고 있었던 우리 선조들의 우수한 문화에 담긴 위대한 이념에 눈을 떠야 한다. 우리가 문화선진국이 되는 지름길은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문화와 정체성을 올바로 세우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 문화 속에 깃들어 있는 혼과 사상을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고유의 원형문화는 과연 무엇이고 정체성은 어떤 것일까? 

우리의 정체성을 올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그 동안 서구 중심으로 바라본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 문화와 역사를 우리 식으로 읽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 머리로, 우리 손으로 풀어내야 한다. 일제 식민사관과 중화사상에 의해 왜곡되기 전의 올바른 역사와 건강한 정체성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세계화로 가기 위해 반드시 선결되어야 하는 과제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자 디지털 시대이며 또한 융합의 시대라고 말한다. 지금 인류는 새로운 문화의 성숙기로 전환하는흐름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찾고 있다. 그러나 과거를 바로 알아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한 그루의 나무도 가을이 되면 모든 잎, 줄기, 꽃의 모든 진액이 뿌리, 근원으로 돌아가면서 열매를 거둔다. 이처럼 새로운 발견, 발명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축적된 역사가 응집 되어 창의적 발상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우리의 잃어버린 정신문화를 찾는 것은 우리 문화사상의 원류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여 미래를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을 얻는 일이다. 우리 문화의 이면에는 인류에게 새로운 자연관과 가치관을 제시할 수 있는 보편타당성이 담겨 있다. 인류 시원문화의 원형에서 비롯된 보편적 가치관과 정서가 우리 민족문화 속에 배태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100년 전 한일합방, 60년 전 6∙25전쟁의 국난을 겪으면서 대한민국은 위기 극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고 덕분에 세계를 놀라게 한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진정한 선진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이며 국가 브랜드 경영 시대다. 우리는 이제‘대한민국’하면 떠오르는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해야 한다. 세계에 공헌하고 미래에 희망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상품화 해 나가야 한다.

우리 문화 가운데 보편적 세계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은 너무나도 많다. 세계적으로 생활화, 산업화가 가능한 것은 음악, 서예, 회화, 무용 등 예술분야 외에 한지, 음식, 복식, 건축, 조경 등 환경, 풍토, 종교사상, 민족성 등과 연관된 모든 것을 망라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적을 가진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우리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자긍심을 가질 때 대한민국은 세계 속의 문화강국, 브랜드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을 기획하고 의뢰해 준 한성출판기획과 작업 진행에 도움을 준 장용희씨, 그리고 책을 출판해 준 좋은책만들기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또한 항상 곁에서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유 종 안